오디세이아 서평 – 집에 가는 데 십 년이 걸린 남자

오디세이아 - 호메로스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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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는 깁니다. 그리고 산문이 아니라 시입니다. 그래서 처음 백 쪽이 제일 힘듭니다. 다만 축을 하나로 잡으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오디세이아는 어떤 책인가

기원전 8세기 무렵의 서사시입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고 다들 집으로 갔습니다. 오디세우스만 십 년을 더 떠돕니다.

괴물과 마녀와 폭풍이 나오는데 그게 핵심은 아닙니다. 핵심은 그 사이 집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입니다.

핵심: 구혼자들이 남의 집에 들어앉아 재산을 축냅니다. 아내는 베를 짰다가 밤에 풀며 시간을 끕니다. 아들은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자랍니다. 모험담과 집안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교차가 이 서사시의 구조입니다.
  • 전부 귀향이라는 하나의 축
  • 영웅이 힘이 아니라 꾀로 이긴다
  • 번역본에 따라 완전히 다른 책이 된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축이 하나입니다
    모든 사건이 집으로 돌아가는 일에 걸려 있습니다. 이 축만 잡으면 곁가지에서 길을 잃지 않습니다.
  2. 영웅이 정직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아무도 아니라고 속이고, 거지로 변장해 자기 집에 들어갑니다. 힘이 아니라 꾀로 이깁니다. 그게 오히려 사람 같습니다.
  3. 아내도 만만치 않습니다
    페넬로페는 마지막에 남편을 시험합니다. 속아 넘어가지 않는 인물이 하나는 있어야 이야기가 성립합니다.
  4. 인명과 신들이 쏟아집니다
    다 외우려 하면 못 읽습니다. 주요 인물 대여섯만 잡고 나머지는 흘려보내셔도 됩니다.
  5. 번역 형식을 고르셔야 합니다
    운문으로 옮긴 것과 산문으로 푼 것이 완전히 다른 책입니다. 처음이면 산문 쪽이 낫습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돌아온 뒤 개가 알아보는 대목입니다. 거지로 변장해서 아무도 못 알아봅니다. 문간 거름더미에 늙은 개가 누워 있습니다. 옛날에 그가 기르던 개입니다.

개가 귀를 세우고 꼬리를 흔듭니다. 다가올 힘은 없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알아보는 척을 할 수 없어서 눈물만 훔치고, 개는 그 자리에서 죽습니다.

이 대목이 좋았던 이유: 아무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줄거리에 필요한 장면이 아니라 빼도 이야기가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몇 줄 때문에 십 년이라는 시간이 처음으로 실감됩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호메로스로 전해짐 (기원전 8세기 무렵)
분량 깁니다. 스물네 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성격 서사시입니다. 소설이 아닙니다
문장 운문입니다. 산문 번역본도 있습니다
추천 서양 고전의 출발점을 보고 싶은 분
점수 9.0 / 분량과 낯선 형식만큼 깎았습니다

총평: 삼천 년 전 이야기에서 개가 죽는 장면에 마음이 움직인다

형식이 낯설고 분량이 많습니다. 그 점은 각오하셔야 합니다.

다만 서양 문학이 여기서 시작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읽으면서 알게 됩니다. 귀향이라는 축 하나만 잡고 가시면 생각보다 잘 읽힙니다.

이 책의 한 문장: 집으로 돌아가는 날을 그는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신곡 — 둘 다 저승과 바다를 건너 돌아오는 여행입니다.
  • 돈키호테 — 꾀로 이기는 주인공이 마음에 드셨다면 이쪽도 좋습니다. 한쪽은 꾀로 이기고 한쪽은 꾀가 없어서 집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일리아스를 먼저 읽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독립적으로 읽힙니다. 오히려 오디세이아가 훨씬 읽기 쉽습니다.

Q2. 시라서 어렵지 않나요?

산문으로 옮긴 번역본을 고르시면 소설처럼 읽힙니다. 처음이라면 그쪽을 권합니다.

Q3. 얼마나 걸리나요?

분량이 있어 일주일 정도는 잡으셔야 합니다. 다만 각 권이 독립적이라 끊어 읽기 좋습니다.

Q4. 신들이 너무 많이 나와 헷갈립니다

주요 신 몇만 잡으시면 됩니다. 아테나가 오디세우스를 돕고 포세이돈이 방해한다는 축만 알면 충분합니다.

Q5. 아이가 읽어도 되나요?

축약본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원전은 폭력적인 장면이 꽤 있어 나이를 보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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