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서평 – 지옥을 아홉 층으로 설계한 사람

신곡 - 단테 알리기에리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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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은 지옥과 연옥과 천국 세 편입니다. 다 읽을 생각으로 시작하면 대개 지옥편에서 멈춥니다. 다만 지옥편만 읽어도 이 작품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보입니다.

신곡은 어떤 책인가

14세기 초에 쓰인 서사시입니다. 단테 자신이 저승을 여행하는 형식입니다. 제일 놀란 건 지옥이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냥 벌 받는 곳이 아닙니다. 아홉 개 층으로 나뉘고, 아래로 갈수록 죄가 무겁습니다. 그리고 벌이 죄의 모양을 닮아 있습니다.

완독을 목표로 삼으면 대개 지옥편에서 멈춥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지옥편 하나로 좁히고 들어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연옥과 천국은 마음에 든 뒤에 가셔도 늦지 않습니다.

핵심: 점쟁이들은 목이 뒤로 돌아가 있습니다. 앞을 보려 했으니 영원히 뒤만 봅니다. 이런 대응이 층마다 이어집니다.
  • 벌이 죄의 형태를 그대로 닮아 있다
  • 지옥에 당대 실존 인물이 실명으로 들어가 있다
  • 주석 없이는 읽을 수 없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지옥에 구조가 있습니다
    죄의 무게에 따라 층이 나뉘고 각 층의 벌이 죄와 대응합니다. 이 설계 자체가 이 작품의 발명입니다.
  2. 실명이 나옵니다
    같은 시대를 산 사람들, 정적, 교황까지 이름을 달고 들어가 있습니다. 자기가 미워한 사람들을 지옥에 배치한 셈입니다. 그 대담함이 이 작품을 살아 있게 만듭니다.
  3. 안내자가 베르길리우스입니다
    천 년 전 시인을 데려와 길잡이로 세웁니다. 그리고 천국 문턱에서 헤어집니다. 이교도라 들어갈 수 없어서입니다.
  4. 주석 없이는 못 읽습니다
    등장인물이 전부 당대 실존 인물입니다. 주석이 본문보다 긴 판본도 있는데, 이 작품은 그게 정상입니다.
  5. 번역 형식을 고르셔야 합니다
    운문 번역과 산문 번역이 완전히 다릅니다. 처음이면 산문 쪽입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지옥 둘째 층의 두 사람 대목입니다. 사랑 때문에 죄를 지은 자들이 바람에 끝없이 휩쓸립니다. 그중 두 사람이 서로 붙어 있습니다.

단테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느냐고 묻습니다. 여자가 답합니다. 함께 책을 읽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그날은 더 읽지 못했다고 합니다. 듣고 나서 단테가 기절합니다.

이 대목이 좋았던 이유: 단테가 판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옥을 설계한 사람이 자기가 만든 지옥 앞에서 쓰러집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단테 알리기에리 (14세기 초)
분량 깁니다. 세 편으로 되어 있습니다
성격 서사시입니다. 종교 문학이자 정치 문서이기도 합니다
문장 운문입니다. 주석이 필수입니다
추천 지옥편만이라도 읽어보고 싶은 분
점수 9.0 / 주석 없이 접근 불가능한 만큼 깎았습니다

총평: 지옥편 하나만으로도 칠백 년을 버틴 이유가 보인다

완독을 목표로 삼으면 대개 실패합니다. 지옥편 하나로 좁히시면 훨씬 수월합니다.

죽은 뒤의 세계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설계한 작품은 이전에 없었습니다. 이후 서양의 지옥 이미지가 거의 여기서 나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 책의 한 문장: 그날 우리는 더 읽지 못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오디세이아 — 둘 다 저승과 바다를 건너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 죄와 벌단테는 지옥을 설계했고 도스토옙스키는 지옥을 사람 안에 넣었습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세 편을 다 읽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지옥편만 읽는 분이 많습니다. 가장 극적이고 가장 널리 읽힙니다.

Q2. 종교를 몰라도 되나요?

기독교 세계관이 배경이지만 주석이 설명해 줍니다. 신자가 아니어도 읽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Q3. 정말 주석이 필요한가요?

필요합니다. 등장인물이 전부 당대 실존 인물이라 주석 없이는 누가 왜 거기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Q4. 어떤 번역이 좋나요?

처음이면 산문 번역을 권합니다. 운문 번역은 아름답지만 진입이 훨씬 어렵습니다.

Q5. 왜 희극이라는 제목인가요?

당시에는 비극이 아니면 희극이라 불렀습니다. 지옥에서 시작해 천국으로 끝나므로 희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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