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서평 – 그 속죄가 또 자기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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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배심원으로 법정에 앉은 귀족이, 피고인석의 여자를 알아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젊은 시절 자기가 건드리고 버린 하녀입니다. 그 일 이후 임신했고, 쫓겨났고, 창녀가 됐고, 지금 살인 누명을 쓰고 있습니다.

부활은 어떤 책인가

톨스토이가 1899년에 발표한 만년의 장편입니다. 네흘류도프가 속죄를 결심합니다. 재판을 뒤집으려 하고, 결혼하겠다고 하고, 시베리아까지 따라갑니다.

그런데 카튜샤는 고맙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 속죄가 또 자기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압니다. 당신은 나를 이용해서 구원받으려 한다고 말합니다. 이 거절이 이 소설을 살립니다 — 받아줬으면 그냥 감동적인 이야기가 됐을 겁니다.
  • 법정에서 십 년 전의 그 여자를 알아봄
  • 속죄 결심 → 재판·결혼·시베리아 동행
  • 카튜샤의 거절 → 속죄의 동기가 심문당함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거절이 이 소설을 살린다
    구원해주겠다는 사람 앞에서 그 선의의 동기를 되묻습니다. 이 장면 하나로 감동담이 아니게 됩니다.
  2. 속죄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네흘류도프는 진심입니다. 그런데 진심이라고 해서 상대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 구분을 소설이 끝까지 놓지 않습니다.
  3. 후반이 힘들다
    토지 제도와 사법 제도와 교회 비판이 길게 이어집니다. 톨스토이가 소설을 도구로 쓴다는 게 노골적입니다.
  4. 만년의 문체는 거칠다
    안나 카레니나만큼 정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교하게 다듬을 생각이 없는 사람의 문장이라 오히려 세게 옵니다.
  5. 결말이 급하다
    여기까지 온 인물에게 종교적 답을 너무 빨리 줍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부활절 밤의 회상입니다. 젊은 두 사람이 촛불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부활했다고 인사하고 입을 맞춥니다. 그 시절의 관습입니다.

그때는 그게 전부였습니다. 아무 계산도 없었습니다.

이 장면이 걸리는 이유: 그 장면과 십 년 뒤 법정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한쪽에는 촛불을 든 청년이, 다른 쪽에는 배심원석의 남자가 있습니다. 같은 사람인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소설이 아주 천천히 되짚습니다. 제목이 왜 부활인지가 여기서 걸립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레프 톨스토이 (1899년 발표)
분량 깁니다. 후반에 제도 비판이 길게 붙습니다
문장 거칩니다. 만년의 톨스토이는 설교자에 가깝습니다
추천 선의의 동기를 의심해보고 싶은 분
비추천 소설이 논설로 넘어가는 걸 못 견디시는 분
점수 8.0 / 후반의 제도 비판과 급한 결말만큼 깎았습니다

총평: 거칠음 안에 힘이 있다

안나 카레니나만큼 정교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반부만 놓고 보면 9점을 줬을 소설입니다. 법정에서 알아보는 장면부터 카튜샤의 거절까지가 특히 그렇습니다.

마지막의 종교적 결론은 좀 급합니다. 여기까지 끌고 온 인물에게 답을 너무 빨리 줍니다.

이 책의 한 문장: 당신은 나를 이용해 구원받으려 하고 있어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죄와 벌 — 나란히 두면 좋습니다. 둘 다 죄를 지은 남자가 여자를 통해 구원을 찾는 구조인데, 부활의 카튜샤는 그 구원을 거절합니다.
  • 안나 카레니나 — 같은 작가의 전성기 작품입니다. 비교하면 만년의 변화가 보입니다.
  • 레미제라블 — 법과 죄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한쪽은 용서에서 시작하고 한쪽은 뒤늦은 속죄에서 시작합니다.
  • 주홍글씨 — 죄를 드러낸 사람과 숨긴 사람이 나옵니다. 양쪽 다 숨긴 쪽이 더 오래 갉아먹힙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안나 카레니나와 어느 쪽을 먼저 읽나요?

안나 카레니나가 먼저입니다. 소설로서 더 완성돼 있고, 그걸 읽어야 부활의 거칠음이 만년의 변화라는 게 보입니다.

Q2. 후반이 지루합니다.

제도 비판이 통째로 들어옵니다. 줄기만 보시려면 속도를 늦추지 말고 넘기셔도 됩니다. 다만 시베리아 이송 대목은 인물 변화와 붙어 있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Q3. 제목의 부활은 누구의 부활인가요?

표면적으로는 네흘류도프의 도덕적 각성입니다. 다만 카튜샤가 자기 말을 하기 시작하는 쪽이 더 부활에 가깝다고 읽는 사람도 많습니다.

Q4. 실화 기반인가요?

톨스토이가 지인에게 들은 실제 재판 사건이 발단이 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인물과 전개는 창작입니다.

Q5. 톨스토이를 처음 읽는데 이 책부터 괜찮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로 시작해 안나 카레니나를 거쳐 오시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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