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은 부성애 소설로 소개되곤 합니다. 읽고 나면 그 소개가 절반만 맞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소설이 실제로 다루는 건 돈이 관계를 어떻게 결정하는가입니다.
고리오 영감은 어떤 책인가
1835년 작품입니다. 발자크가 평생 쓴 연작 인간희극의 입구로 흔히 꼽힙니다. 무대는 파리의 싸구려 하숙집 하나입니다.
여기 늙은 국수 장수가 삽니다. 딸 둘을 좋은 집에 시집보내느라 재산을 다 넘겼습니다. 그리고 딸들은 아버지를 손님으로도 부르지 않습니다.
축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하숙집의 가난한 법대생 라스티냐크가 사교계로 올라가려 합니다. 두 이야기가 붙어 있는 게 이 소설의 설계입니다.
- 하숙집 묘사가 첫 오십 쪽을 잡아먹는다
- 딸들을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 출세담과 부성애가 한 몸으로 붙어 있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 도입부가 느립니다
하숙집과 하숙인들을 하나하나 묘사합니다. 지루하게 느껴지는데, 이 방들의 값이 곧 사람들의 처지라서 나중에 전부 회수됩니다. - 아버지의 사랑이 병처럼 그려집니다
미화되지 않습니다. 다 주고도 더 주지 못해 괴로워하고, 그 괴로움이 딸들을 더 멀어지게 합니다. - 보트랭이 판을 뒤집습니다
같은 하숙집의 수수께끼 같은 사내가 라스티냐크에게 지름길을 제안합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하필 그입니다. - 사교계 묘사가 정확합니다
누가 누구의 마차를 타고 어느 문으로 들어가는지까지 적습니다. 계급이 동작으로 드러납니다. - 결말이 두 방향으로 갈라집니다
한쪽에서는 늙은이가 아무도 없이 죽고, 다른 쪽에서는 젊은이가 그 장면을 보고 결심합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장례식 대목입니다. 딸들은 오지 않고 빈 마차만 문장을 달고 뒤따릅니다. 묻는 데 든 돈은 학생이 주머니를 털어 냅니다.
그리고 라스티냐크가 언덕에서 파리를 내려다봅니다. 슬퍼하는 대신 도전장을 던집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지은이 | 오노레 드 발자크 (1835) |
| 분량 | 보통입니다. 한 권으로 나옵니다 |
| 성격 | 사실주의 소설. 인간희극 연작의 대표작 |
| 문장 | 묘사가 촘촘합니다. 초반이 느립니다 |
| 추천 | 고전 한 권으로 19세기 파리를 보고 싶은 분 |
| 점수 | 9.0 / 도입부의 밀도가 진입을 막는 점을 깎았습니다 |
총평: 부성애 소설이 아니라 돈 소설이다
아버지 이야기로만 읽으면 절반을 놓칩니다.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돈이 사람 사이를 어떻게 재배치하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재배치를 발자크는 비난하지 않고 관찰합니다. 그래서 지금 읽어도 낡지 않았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레미제라블 — 같은 시대 파리인데 시선의 높이가 다릅니다. 이쪽은 밑바닥에서 봅니다.
- 위대한 개츠비 — 돈으로 계급의 문을 열려는 젊은이라는 점에서 백 년 뒤의 같은 이야기입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고리오 영감은 인간희극을 다 읽어야 이해되나요?
아닙니다. 독립적으로 완결됩니다. 다른 작품에 같은 인물이 다시 나올 뿐입니다.
Q2. 고리오 영감은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나요?
발자크를 처음 읽으신다면 이 작품이 표준 입구입니다. 여기서 맞으면 골짜기의 백합이나 사촌 베트로 가시면 됩니다.
Q3. 도입부가 지루한데 건너뛰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하숙집 방 배치가 인물들의 처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 뒤에서 계속 쓰입니다.
Q4. 딸들이 너무 악해서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오히려 반대로 읽었습니다. 악의가 아니라 체면과 빚에 따른 계산으로 그려집니다.
Q5. 청소년이 읽어도 되나요?
내용상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사교계의 계산을 다룬 소설이라 재미를 느끼는 나이는 조금 뒤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