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은 흰 고래를 쫓는 선장 이야기입니다. 줄거리만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그런데 책의 절반이 줄거리가 아닙니다.
모비딕은 어떤 책인가
1851년 작품입니다. 화자 이슈메일이 포경선에 오르고, 그 배의 선장 에이해브가 자기 다리를 앗아간 흰 고래를 찾아다닙니다.
복수극으로 요약되지만 실제 독서 경험은 다릅니다. 고래의 분류, 고래기름 짜는 법, 밧줄 다루는 법이 장 단위로 끼어듭니다. 소설 중간에 백과사전이 열립니다.
여기서 대부분 갈립니다. 그 장들을 방해로 보면 끝까지 못 갑니다. 배 위의 노동 기록으로 보면 오히려 그쪽이 본편처럼 읽힙니다.
- 고래학 장이 통째로 끼어든다
- 화자가 중간에 사실상 사라진다
- 발표 당시에는 실패작 취급을 받았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 첫 문장이 유명합니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름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렇게 불러 달라고 합니다. 화자를 못 믿게 만드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 화자가 사라집니다
이슈메일이 보고 겪는 이야기였는데, 중반부터는 그가 볼 수 없는 선장실 장면까지 나옵니다. 규칙 위반인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게 만듭니다. - 고래학 장이 진짜 관문입니다
고래를 크기별로 분류하고 뼈를 설명합니다. 지루하다는 말도 맞고, 이 배가 사냥이 아니라 공장이었다는 걸 알려주는 것도 그 장들입니다. - 퀴퀘그와의 관계가 좋습니다
문신한 작살잡이와 한 침대를 쓰게 되는 초반부는 이 책에서 가장 따뜻합니다. 당시 기준으로 놀라울 만큼 대등하게 그려집니다. - 결말이 짧습니다
그 긴 준비 끝에 추격은 사흘이고 끝은 몇 장입니다. 허무하게 느껴질 만합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마지막입니다. 배가 가라앉고 소용돌이가 모든 걸 빨아들입니다. 그 자리에 관 하나가 떠오릅니다. 죽을 줄 알고 미리 짜두었던 관입니다.
이슈메일은 그 관을 붙잡고 혼자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납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지은이 | 허먼 멜빌 (1851) |
| 분량 | 깁니다. 백서른 장이 넘습니다 |
| 성격 | 해양소설이자 포경업 기록이자 상징 소설 |
| 문장 | 장마다 문체가 바뀝니다. 희곡 형식인 장도 있습니다 |
| 추천 | 고래학 장을 지루함이 아니라 재료로 읽을 수 있는 분 |
| 점수 | 9.0 / 진입 장벽이 높아 아무에게나 권하기 어려운 점을 깎았습니다 |
총평: 줄거리를 기대하면 지고, 기록으로 읽으면 남는다
복수극으로 접근하면 십중팔구 중간에서 덮습니다. 배 한 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펴시는 편이 낫습니다.
발표 당시에는 팔리지 않았고 멜빌은 잊힌 채 죽었습니다. 칠십 년 뒤에 다시 발견됐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노인과 바다 — 바다에서 거대한 물고기와 겨루는 같은 상황인데, 한쪽은 백서른 장이고 한쪽은 백 쪽입니다.
- 돈키호테 — 관념 하나에 인생 전부를 걸어버린 사람이라는 점이 겹칩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모비딕은 축약본으로 읽어도 되나요?
줄거리만 원하시면 됩니다. 다만 축약본은 고래학 장을 먼저 잘라내는데, 이 작품의 특징이 거기 있습니다.
Q2. 모비딕에서 고래학 장을 건너뛰어도 되나요?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저는 처음 읽을 때 몇 장을 건너뛰었고, 두 번째에 그 장들을 읽고 인상이 바뀌었습니다.
Q3. 흰 고래가 상징하는 게 무엇인가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자연, 신, 집착 등으로 읽히는데 작품 자체가 하나로 고정하지 않습니다.
Q4. 어렵다는 평이 많던데 정말인가요?
문장이 어렵다기보다 형식이 계속 바뀌어서 리듬을 잡기 어렵습니다. 하루에 몇 장씩 끊어 읽는 편이 낫습니다.
Q5. 영화나 만화로 먼저 봐도 되나요?
괜찮습니다. 줄거리를 알고 읽어도 손해가 없는 작품입니다. 오히려 부담이 줄어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