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는 분량으로 먼저 유명한 책입니다. 다만 읽어보면 겁먹을 만한 곳은 처음 백 쪽뿐입니다. 등장인물 이름에 익숙해지고 나면 오히려 잘 넘어갑니다.
전쟁과 평화는 어떤 책인가
1869년에 완성됐습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전후 십오 년을 다룹니다. 그런데 제목의 절반인 전쟁 장면보다 응접실 장면이 훨씬 많습니다.
귀족 네 집안이 축이고, 그 사이를 전쟁이 두 번 지나갑니다. 전투는 늘 누군가의 어깨 너머에서 보입니다. 전체를 내려다보는 시점이 거의 없습니다.
소설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마지막 에필로그 2부는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논문입니다. 여기서 멈추는 분이 많은데 안 읽어도 소설은 끝납니다.
- 처음 백 쪽이 고비, 그 뒤로는 잘 넘어간다
- 전투 장면보다 무도회와 응접실 장면이 길다
- 에필로그 2부는 소설이 아니라 역사론이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 이름 때문에 헷갈립니다
러시아식으로 한 사람이 이름·부칭·애칭 세 가지로 불립니다. 인물표를 한 장 옆에 두는 것만으로 난이도가 절반이 됩니다. - 나폴레옹을 깎아내립니다
명령을 내리지만 전장에는 그 명령이 도착하지 않습니다. 영웅을 무능하게 그리는 게 아니라, 애초에 영웅이 할 수 있는 일이 적다고 말합니다. - 주인공이 계속 틀립니다
피에르는 판단을 거의 매번 그르칩니다. 그런데 그 실패가 벌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틀리면서 사는 게 이 소설의 정상 상태입니다. - 전쟁 묘사가 건조합니다
용맹도 비장함도 잘 안 나옵니다. 연기와 소음과 오해뿐입니다. 실제 전투가 어떻게 보였을지는 이쪽이 더 그럴듯합니다. - 에필로그를 두 개로 나눠 보셔야 합니다
1부는 인물들의 뒷이야기라 읽을 만합니다. 2부는 역사철학입니다. 궁금하지 않으시면 건너뛰셔도 됩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아우스터리츠에서 안드레이가 깃발을 들고 앞으로 달려나가는 대목입니다. 평생 바라던 순간이고, 실제로 그 장면은 영웅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쓰러집니다. 누운 채로 하늘을 봅니다. 높고 조용한 하늘밖에 안 보이고, 그 순간 자기가 좇던 영광이 아주 작아집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지은이 | 레프 톨스토이 (1869) |
| 분량 | 매우 깁니다. 보통 서너 권으로 나옵니다 |
| 성격 | 역사소설이자 역사에 대한 논쟁서입니다 |
| 문장 | 어렵지 않습니다. 이름이 어려울 뿐입니다 |
| 추천 | 긴 소설을 한 번은 통과해 보고 싶은 분 |
| 점수 | 9.5 / 에필로그 2부가 소설의 여운을 끊어 깎았습니다 |
총평: 긴 것이 결함이 아닌 드문 경우
길다는 말은 대개 흠입니다. 이 책은 예외입니다. 사람이 십오 년 동안 변하는 걸 보여주려면 실제로 그만큼의 지면이 듭니다.
다만 각오할 것은 분량이 아니라 초반입니다. 백 쪽만 버티시면 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안나 카레니나 — 같은 작가의 사교계 묘사가 더 좁고 더 날카롭게 들어갑니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를 먼저 짧게 겪어보시려면 이쪽이 입구입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전쟁과 평화는 초보자가 읽기에 너무 어렵나요?
문장은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건 인물 수입니다. 인물표를 옆에 두시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Q2. 전쟁과 평화는 어느 번역본이 좋나요?
완역본인지부터 확인하시면 됩니다. 축약본이 꽤 돌아다니는데 이 작품은 축약하면 남는 게 줄거리뿐입니다.
Q3. 에필로그를 꼭 읽어야 하나요?
1부는 읽으시길 권합니다. 2부는 역사철학 논문이라 건너뛰셔도 소설은 완결됩니다.
Q4. 역사를 모르면 못 읽나요?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다가 물러났다는 사실 하나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본문이 설명합니다.
Q5. 전쟁 장면이 많은가요?
생각보다 적습니다. 무도회와 응접실 대화가 훨씬 많아서 전쟁소설을 기대하시면 어긋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