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서평 –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형당하는 일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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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이 첫 문장이 소설 전체의 온도입니다. 뫼르소는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습니다.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고, 다음 날 여자를 만나고 코미디 영화를 봅니다. 그리고 해변에서 사람을 죽입니다.

이방인은 어떤 책인가

알베르 카뮈가 1942년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살인의 이유가 햇빛이 눈부셔서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가 이 소설입니다 — 재판이 살인을 다루는 게 아니라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것을 다룹니다.

핵심: 검사가 계속 장례식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결국 그것 때문에 사형이 납니다. 사회가 벌하는 건 행위가 아니라 태도라는 이야기입니다.
  • 어머니 장례식 → 울지 않음 → 담배·커피·영화
  • 해변에서 살인 → 이유는 햇빛
  • 재판 → 살인이 아니라 태도가 심판됨 → 사형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재판이 이상하다
    살인 경위보다 장례식에서의 표정이 더 오래 다뤄집니다. 처음엔 작가의 과장인가 싶었는데, 읽다 보면 이게 이 소설의 전부라는 걸 알게 됩니다.
  2. 앞부분은 지루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일어나도 주인공이 반응하지 않습니다. 의도인 건 알겠는데 읽는 동안은 그냥 지루합니다.
  3. 그 지루함이 마지막 스무 페이지에서 갚아진다
    내내 밋밋하던 사람이 한 번 폭발하는데, 앞이 밋밋했기 때문에 그 한 번이 셉니다. 계산된 구조입니다.
  4. 감정 대신 날씨와 몸이 들어온다
    형용사가 거의 없습니다. 슬프다고 쓰는 자리에 덥다·눈부시다·목마르다가 들어갑니다.
  5. 번역이 인상의 거의 전부다
    이 건조한 온도를 살렸는지가 관건입니다. 판본을 바꿔 첫 장만 비교해봐도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감옥에서 신부가 찾아오는 대목입니다. 신을 이야기하고, 회개를 이야기하고, 내세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뫼르소가 처음으로 폭발합니다. 소설 내내 아무것에도 반응하지 않던 사람이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 장면이 중요한 이유: 그가 화를 내는 대상이 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 삶을 대신 정리해주겠다는 태도에 대고 화를 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처형날 사람들이 증오의 함성으로 자기를 맞아주기를 바란다고 씁니다. 이 문장에서 이 인물이 무심한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알베르 카뮈 (1942년 발표)
분량 얇습니다. 다만 가볍지는 않습니다
문장 짧고 건조합니다. 형용사가 거의 없습니다
추천 사회가 무엇을 심판하는지 보고 싶은 분
비추천 전반부의 무반응을 견디기 어려우신 분
점수 9.0 / 전반부의 느슨함만큼 깎았습니다

총평: 얇은데 가볍지 않다

다 읽고 나서 며칠 걸렸습니다. 분량은 짧은데 마지막 스무 페이지가 계속 남습니다.

다시 읽으면 전반부의 느슨함이 계산이라는 게 보일 것 같기는 합니다. 그때는 점수를 더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변신 —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둘 다 아무 설명 없이 시작하고, 주인공이 자기 처지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뫼르소는 사회가 밀어내고, 그레고르는 가족이 밀어냅니다.
  • 죄와 벌 — 살인 뒤의 시간을 다룬다는 점은 같은데 온도가 정반대입니다. 라스콜니코프는 끓고 뫼르소는 식어 있습니다.
  • 시지프 신화같은 작가가 이 소설의 태도를 설명한 글입니다. 소설이 먼저고 이쪽이 해설입니다.
  • 선악의 저편 — 도덕을 설명하지 않는 태도가 같습니다. 니체는 그 태도의 근거를 따로 적었습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왜 햇빛 때문에 죽였다고 하나요?

동기를 설명하지 않으려는 선택입니다. 이유가 없다는 것 자체가 이 소설의 주장이고, 사회가 그 공백을 못 견뎌 태도로 채워 넣는 과정이 뒤에 이어집니다.

Q2. 뫼르소는 감정이 없는 사람인가요?

아닙니다. 마지막 신부 장면과 처형 전 독백에서 그게 드러납니다.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있는 척을 안 하는 사람입니다.

Q3. 앞부분이 지루한데 넘어가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그 밋밋함이 있어야 마지막 폭발이 셉니다. 짧으니 견디고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Q4. 번역본은 어떻게 고르나요?

이 책은 문체가 곧 내용입니다. 첫 문장과 마지막 장을 서점에서 비교해 보시고, 건조한 쪽을 고르시길 권합니다.

Q5. 카뮈를 처음 읽는데 이 책부터 괜찮나요?

괜찮습니다. 가장 짧고 널리 읽히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맞으시면 페스트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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