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서평 – 복수극인데 주인공이 계속 미룬다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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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은 복수극입니다. 그런데 복수할 기회가 여러 번 오는데도 주인공이 계속 미룹니다. 이 지연이 사백 년 동안 해석 거리가 됐습니다.

햄릿은 어떤 책인가

십칠 세기 초의 희곡입니다. 아버지인 왕이 죽고 숙부가 왕위와 어머니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 자기가 독살당했다고 말합니다.

여기까지가 1막입니다. 보통 복수극이라면 이제 실행만 남습니다. 그런데 햄릿은 3막이 지나도록 실행하지 않습니다.

대신 말합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사건이 아니라 독백이라는 사실이 이 작품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핵심: 미루는 이유가 하나로 모이지 않습니다. 유령을 못 믿어서인지, 확신이 없어서인지, 원래 그런 사람이라서인지 작품이 정해 주지 않습니다. 그 빈자리가 해석을 계속 불러들입니다.
  • 가장 유명한 대목이 사건이 아니라 독백이다
  • 극중극으로 숙부를 시험한다
  • 마지막 장면에서 주요 인물이 거의 다 죽는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유령의 말을 그냥 믿지 않습니다
    악마가 속이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합니다. 복수극의 전제 자체를 주인공이 검증하려 듭니다.
  2. 극중극이 장치입니다
    떠돌이 배우들에게 독살 장면을 연기하게 하고 숙부의 반응을 봅니다. 증거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 대단히 현대적입니다.
  3. 독백이 깁니다
    혼자 말하는 대목이 여러 번 나옵니다. 무대에서는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읽을 때는 오히려 이쪽이 본편입니다.
  4. 오필리아가 부서집니다
    아버지를 잃고 연인에게 모욕당한 뒤 미쳐서 죽습니다. 햄릿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주변 사람이 먼저 망가집니다.
  5. 결말이 쓸어버립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거의 모두가 죽습니다. 복수는 이루어지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무덤 파는 인부와 이야기하는 대목입니다. 인부가 파낸 해골 하나를 건넵니다. 궁정 광대였던 사람의 것이라고 합니다.

햄릿은 그 해골을 들고 어릴 때 자기를 업어 주던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농담을 하던 입이 어디로 갔느냐고 묻습니다.

이 장면이 유명한 이유: 죽음을 처음으로 관념이 아니라 물건으로 만지기 때문입니다. 그 앞까지 햄릿은 죽음을 말로만 다뤘습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17세기 초)
분량 희곡치고는 깁니다. 전막 공연이 드문 이유입니다
성격 비극. 복수극의 형식을 빌려 왔습니다
문장 운문입니다. 주석 있는 판본이 필요합니다
추천 제목만 알고 지나온 작품을 제자리에서 읽어 보고 싶은 분
점수 9.5 / 중반의 지연이 읽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부담이 됩니다

총평: 답을 안 주는 것이 이 작품의 설계다

왜 미루는가에 대한 정답이 본문에 없습니다. 없는 게 결함이 아니라 그 빈자리가 사백 년 동안 이 작품을 살려 왔습니다.

읽고 나서 공연을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배우마다 그 빈자리를 다르게 채웁니다.

이 책의 한 문장: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리어왕 — 같은 작가의 다른 붕괴입니다. 리어는 판단을 그르쳐 무너지고 햄릿은 판단을 미루다 무너집니다.
  • 죄와 벌 — 행동하기 전과 후의 마음을 길게 들여다본다는 점이 겹칩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햄릿은 희곡인데 읽기 어렵지 않나요?

주석 있는 판본이면 읽힙니다. 독백 위주라 오히려 소설처럼 읽히는 대목이 많습니다.

Q2. 햄릿은 왜 복수를 미루나요?

작품이 하나로 정해 주지 않습니다. 유령에 대한 의심, 성격, 상황이 모두 근거로 제시됩니다.

Q3. 공연을 먼저 봐도 되나요?

괜찮습니다. 다만 공연은 대개 줄여서 올리니 읽은 뒤에 보시면 차이가 보입니다.

Q4. 셰익스피어 입문작으로 적당한가요?

길이가 부담입니다. 처음이면 더 짧은 작품을 보신 뒤에 오셔도 좋습니다.

Q5. 어느 번역본이 좋나요?

운문을 살린 판본과 산문으로 푼 판본이 있습니다. 처음이면 주석이 많은 쪽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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