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 하나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려고 나라를 통째로 설계합니다. 가는 길이 이 책의 본편입니다.
국가는 어떤 책인가
기원전 4세기의 대화편입니다. 소크라테스가 말하고 상대들이 받아칩니다. 논문이 아니라 대화라서 논지가 한 줄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출발은 개인의 정의입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방향을 틉니다. 개인은 작아서 잘 안 보이니 큰 글자로 읽자면서 나라를 예로 듭니다. 그 비유가 책 한 권짜리 국가 설계로 이어집니다.
동굴의 비유와 철인왕이 여기서 나옵니다. 인용은 흔한데 앞뒤 맥락을 붙여 읽으면 인상이 꽤 달라집니다.
- 대화편이라 결론이 한 줄로 안 나온다
- 동굴의 비유는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
- 이상국가가 지금 기준으로는 전체주의에 가깝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 첫 장의 반론이 제일 셉니다
트라시마코스가 정의란 강자의 이익일 뿐이라고 들이받습니다. 이 반론이 너무 강해서 나머지 아홉 권이 그 답변처럼 읽힙니다. - 개인을 나라로 확대합니다
영혼의 세 부분과 나라의 세 계급을 나란히 놓습니다. 비유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설계도가 됩니다. - 동굴의 비유는 끝이 아닙니다
묶여서 그림자만 보던 사람이 밖으로 나가 해를 봅니다. 흔히 여기까지 인용됩니다. 원문에는 그가 다시 동굴로 내려가야 한다는 대목이 붙어 있습니다. - 시인을 쫓아냅니다
모방은 진리에서 두 단계 떨어져 있고 감정을 부추긴다는 이유입니다. 예술을 사회적 위험으로 다루는 논리가 여기서 정식화됩니다. - 철인왕이 문제입니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다스려야 한다는 말은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누가 가장 잘 아는지 누가 정하는지는 답이 없습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동굴 대목입니다. 평생 벽만 보도록 묶인 사람들이 뒤에서 비친 그림자를 실물로 압니다. 한 사람이 풀려나 밖으로 나가고 해를 봅니다.
그리고 다시 내려옵니다. 어둠에 눈이 적응하지 못해 헛디디고, 사람들은 밖에 나갔다 눈만 버렸다며 그를 비웃습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지은이 | 플라톤 (기원전 4세기) |
| 분량 | 깁니다. 열 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
| 성격 | 대화편. 정치철학이자 인식론입니다 |
| 문장 | 대화라 읽히지만 논증을 따라가려면 속도가 떨어집니다 |
| 추천 | 인용으로만 알던 동굴의 비유를 제자리에서 보고 싶은 분 |
| 점수 | 9.0 / 이상국가의 설계가 지금 기준으로 불편한 점을 그대로 적어둡니다 |
총평: 답보다 질문이 오래 남는 책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 책의 답에 저는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트라시마코스의 반론은 이천사백 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유효합니다.
고전을 읽는 이유가 답을 얻는 데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책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리바이어던 — 같은 질문에 정반대로 답합니다. 플라톤은 지혜를, 홉스는 공포를 근거로 삼습니다.
- 사회계약론 — 권력의 정당성을 계약에서 찾는 쪽입니다. 셋을 나란히 읽으면 축이 보입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국가는 철학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되나요?
읽힙니다. 대화체라 진입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논증을 따라가려면 메모를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Q2. 국가에서 동굴의 비유만 읽어도 되나요?
그 대목만 읽으면 절반입니다. 앞의 태양과 선분 비유, 뒤의 귀환까지 붙어야 뜻이 완성됩니다.
Q3. 이상국가가 정말 좋은 나라인가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계급 고정과 검열이 전제입니다. 그 불편함까지가 이 책을 읽는 경험입니다.
Q4. 어느 번역본이 좋나요?
주석이 충실한 판본을 권합니다. 대화 상대의 이름과 배경을 모르면 논쟁의 온도가 안 느껴집니다.
Q5.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먼저 읽어야 하나요?
순서는 자유입니다. 다만 변명이 훨씬 짧아서 플라톤이 처음이시면 그쪽이 부담이 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