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서평 – 사위가 될 사람과 장인이 붙잡고 싸운다

봄봄 - 김유정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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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은 웃깁니다. 읽는 동안 몇 번 소리 내어 웃게 됩니다. 그런데 덮고 나면 웃긴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봄봄은 어떤 책인가

1935년에 발표된 단편입니다. 한 시간이면 읽습니다. 데릴사위로 들어간 총각이 딸과 혼인시켜 주겠다는 말만 믿고 삼 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장인은 계속 미룹니다. 이유가 늘 같습니다. 딸의 키가 아직 안 자랐다는 것입니다. 자랄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품삯이 없습니다. 혼인이 품삯인 셈인데 그 혼인이 오지 않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저 집이 데릴사위를 몇 번째 들이고 내보냈는지까지 알고 있습니다. 웃음의 재료가 실은 공짜 노동입니다.

핵심: 이 소설의 장치는 화자가 어수룩하다는 점입니다. 읽는 사람은 사정을 다 아는데 말하는 사람만 모릅니다. 그 간격에서 웃음이 나오고, 같은 간격에서 씁쓸함도 나옵니다.
  • 화자가 자기 처지를 끝까지 모른다
  • 입말과 사투리가 그대로 문장이 된다
  • 결말이 시작한 자리로 되돌아간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화자가 모르는 척이 아니라 진짜 모릅니다
    영리한 화자가 시치미를 떼는 것과는 다릅니다. 정말로 장인 말을 믿습니다. 그래서 독자가 답답해하면서 읽게 됩니다.
  2. 점순이가 부추깁니다
    가만히 있는 것 같던 딸이 뒤에서 등을 떠밉니다.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 가장 말이 적습니다.
  3. 싸움 장면이 희극입니다
    장인과 사위가 될 사람이 논두렁에서 붙잡고 뒹굽니다. 비장한 대목이 하나도 없습니다.
  4. 결말이 원점입니다
    싸우고 나서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다시 일하러 갑니다. 해결이 아니라 반복으로 끝냅니다.
  5. 문장이 말소리 그대로입니다
    표준어로 다듬으면 이 작품은 절반이 날아갑니다. 소리 내어 읽으시면 차이가 바로 납니다. 글로 쓴 문장이 아니라 옆에서 떠드는 소리에 가깝습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마지막 싸움 대목입니다. 총각이 장인과 엉겨 붙고, 이제야 일이 결판나겠다 싶습니다. 그때 점순이가 달려옵니다.

그런데 점순이가 드는 편이 총각이 아닙니다. 아버지 쪽입니다. 총각은 영문을 모른 채 다시 혼자가 됩니다.

이 결말이 씁쓸한 이유: 배신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점순이도 그 집에 매여 있습니다. 아무도 악인이 아닌데 한 사람만 계속 손해를 봅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김유정 (1935)
분량 아주 짧습니다. 단편입니다
성격 농촌 단편소설. 희극의 외피를 쓰고 있습니다
문장 사투리와 입말 그대로입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좋습니다
추천 교과서에서 토막으로 읽고 지나간 분
점수 9.0 / 짧아서 여운이 더 오래 갑니다

총평: 웃기고 나서 남는 것이 웃음이 아니다

김유정의 소설은 늘 이 구조입니다. 웃기는 표면과 가난한 속입니다. 웃음이 상황을 견디는 방식으로 쓰입니다.

삼십 분이면 읽습니다. 짧은 것부터 한 편 골라 보시려면 이 작품이 좋습니다.

이 책의 한 문장: 내 편일 줄 알았던 사람이 장인 편을 들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동백꽃 — 같은 작가의 짝 같은 작품입니다. 여기서도 여자 쪽이 먼저 움직이고 남자만 모릅니다.
  • 메밀꽃 필 무렵 — 같은 시기 농촌인데 이쪽은 웃기고 저쪽은 아득합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봄봄은 몇 분이면 읽나요?

삼십 분 안팎입니다. 단편이라 부담이 없습니다.

Q2. 봄봄의 결말이 무슨 뜻인가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싸움 뒤에도 총각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계속합니다.

Q3. 사투리가 어려운데 현대어판을 읽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힘이 말소리에 있어서 다듬으면 재미가 크게 줄어듭니다.

Q4. 동백꽃과 뭐가 다른가요?

구조는 닮았습니다. 동백꽃이 더 짧고 더 밝습니다. 봄봄에는 노동 문제가 깔려 있습니다.

Q5. 청소년이 읽어도 되나요?

좋습니다. 오히려 교과서에서 발췌로 만난 뒤 전문을 읽으면 인상이 확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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