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서평 – 좋아한다는 말을 닭싸움으로 하는 소녀

동백꽃 - 김유정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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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십 분이면 읽습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웃게 됩니다. 화자만 모르고 독자는 다 아는 상태가 끝까지 이어지는 소설입니다.

동백꽃은 어떤 책인가

1936년에 나온 단편입니다. 점순이가 자꾸 우리 집 닭을 못살게 굽니다. 자기네 큰 수탉을 데려와 내 수탉을 쪼게 만듭니다.

화자인 나는 그게 왜인지 모릅니다. 독자는 압니다. 점순이가 나를 좋아합니다. 이 구조가 전부이고, 이 구조가 전부여도 됩니다.

사투리가 살아 있어서 소리 내어 읽으면 훨씬 재미있습니다. 원문 그대로 읽으시길 권합니다. 현대어로 다듬은 판본은 말맛이 상당히 빠집니다.

핵심: 화자가 둔한 게 아닙니다. 점순이네가 마름집이고 우리는 소작입니다. 그래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눈치를 보느라 다른 걸 못 봅니다.
  • 웃기려고 쓴 이야기 밑에 소작 관계가 깔려 있다
  • 사투리가 살아 있어 소리 내어 읽으면 더 좋다
  • 제목의 동백은 붉은 동백이 아니다

읽으면서 걸린 지점 5가지

  1. 화자가 끝까지 모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채지 못한 채로 소설이 끝납니다. 그 어긋남이 웃음과 조바심을 동시에 만듭니다.
  2. 계급이 조용히 깔려 있습니다
    마름과 소작이라는 관계가 설명 없이 배경에 놓입니다. 화자가 눈치를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3. 동백꽃이 노란 꽃입니다
    강원도에서 동백이라 부르는 건 노란 생강나무 꽃입니다. 알고 다시 읽으면 마지막 장면의 색이 훨씬 어울립니다.
  4. 감정을 말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이 한 번도 안 나옵니다. 닭싸움과 감자와 냄새만 나옵니다.
  5. 구조가 단순해 몰아 읽으면 지겹습니다
    이 시기 김유정 단편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한 편씩 떨어뜨려 읽는 편이 낫습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

마지막에 동백꽃 속으로 넘어지는 장면입니다. 옥신각신하다가 둘이 함께 쓰러집니다. 노란 동백꽃 무더기 속에 파묻힙니다.

알싸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점순이가 다시 어딘가로 내려갑니다.

이 시기 김유정 단편이 대체로 비슷한 구조라 몰아 읽으면 반복처럼 느껴집니다. 한 편씩 떨어뜨려 읽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이 장면이 좋았던 이유: 아무 설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화자는 여전히 모르고, 냄새만 남기고 끝납니다. 이 짧은 소설에서 유일하게 감각이 열리는 지점입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지은이 김유정 (1936년)
분량 아주 짧습니다. 십 분이면 읽습니다
성격 농촌 소설이자 성장 소설입니다
문장 강원도 사투리가 살아 있습니다
추천 짧은 한국 근대 단편으로 시작하고 싶은 분
점수 8.5 / 단순한 구조만큼 깎았습니다

총평: 십 분짜리 글이 이만큼 남는 경우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뺄 문장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감정을 한 번도 말하지 않고 감정을 다 전합니다. 짧은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의 거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한 문장: 그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소나기 — 둘 다 아이들이 자기 감정을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소나기는 슬프게 끝나고 동백꽃은 웃으며 끝납니다.
  • 메밀꽃 필 무렵 — 같은 시기 농촌을 다른 눈으로 보고 싶으실 때 좋습니다.
  • 사랑손님과 어머니 — 화자가 자기 앞의 일을 못 알아채는 구조가 같습니다. 다만 이쪽은 여섯 살이라 더 철저하게 모릅니다.

Q&A 자주 묻는 질문

Q1. 정말 십 분이면 읽나요?

읽힙니다. 원고지 수십 장 분량의 단편입니다. 다만 짧다고 가볍지는 않습니다.

Q2. 사투리가 어렵지 않나요?

맥락으로 다 짐작됩니다. 오히려 소리 내어 읽으면 훨씬 재미있습니다.

Q3. 동백꽃이 왜 노란가요?

강원도에서 생강나무 꽃을 동백이라 불렀기 때문입니다. 흔히 떠올리는 붉은 동백이 아닙니다.

Q4.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데 다시 읽을 값이 있나요?

있습니다. 어릴 때는 닭싸움만 보이는데, 나중에 읽으면 마름과 소작 관계가 보입니다.

Q5. 김유정의 다른 작품도 볼까요?

봄봄이 가장 가깝습니다. 다만 구조가 비슷해 몰아 읽으면 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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